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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사설] 존재와 시간 그리고 의미
2019년 03월 10일 (일) 15:51:49 김경세 기자 rudtpdi@cku.ac.kr

강의를 듣고 있는데 무심히 정적을 깨는 핸드폰 진동소리에 전화를 받았다. 술을 마시자는 친구의 전화에 주섬주섬 옷을 꺼내 챙겨 입고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서로 술을 마시다가 문득 친구가 장난스럽게 건넸던 말, 술 마시고 얘기하는 게 철학인데, 너는 철학이 없어서 교양강의부터 시작해서 너의 머릿속에 철학을 집어넣는 거야라는 말에 픽하고 웃고 말았던 일이 몇 개월이 흐른 지금에야 문득 기억나는 것은 왜일까.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말이 문득 나의 머릿속에 부유하고 있는 이유는 뭔가 확신에 찬 듯 내가 보낸 시간, 지내온 환경과 그로인한 경험을 토대를 기반으로 한 나의 생각이 내 인생의 철학이다는 확신을 느껴서 그렇지 않았나 싶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의 대학에 이르기까지 자발적으로 또는 떠밀려 타의적으로 수많은 선택을 하고 시간을 보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문득문득 솟구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수많은 사회적 위치와 인간관계로 이어지는 사회적 망으로 나를 규정할 수 있을까.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지금 이전의 사회는 교육 그리고 문화를 통해 그때 시대상에 부합하는 본질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정부, 세계의 목적이었다. 이는 인간의 속성을 일부 본질, 사물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용적인 규정을 설정함으로써 인간을 하나의 인적자원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 1·2차 세계대전 후 문명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면서 인간을 객관적 대상이 아닌 직접적이며 구체적으로 체험된 생생한 삶을 통한 깨어있는 존재로 보는 실존주의가 등장했다. 실존(Existence)은 밖에 나타나다는 의미이다. 현 실존재를 나타내는 것인데 이는 다시 말해 개인자신을 지각해 인간의 주체성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은 시적(時的)이며 경향적이고 사정에 따라 변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실존을 3단계로 분류한다. 심미적 실존, 윤리적 실존 그리고 종교적 실존이다. 그 중에서 심미적 실존은 인생의 모든 쾌락을 향락하려는 태도로 실존의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한다. 이는 그 향락적 태도로 인해 외적인(주위의 사물) 요소에 의해 본래 자신을 잃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가 속한 사회의 질서를 깨닫고 책임과 의무를 지각할 때 그는 우리가 윤리적 실존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마지막 단계인 종교적 실존을 언급하면서, 인간이 진정으로 실존하기 위해선 신과 직접적으로 마주서 고난을 직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은 신 앞에 홀로선 고독한 존재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삶은 자신의 삶이 아닌 남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는 말을 남기며 신 앞의 필멸적 존재인 인간의 유한함과 동시에 인간의 실존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탄생과 동시에 많은 선택을 한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되기에, 올해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학우들이 교정으로 찾아왔다. 앞으로 대학, 전공, 향후 진로 그리고 동아리 및 각종 학교활동에 이어 알바 등을 계획하고 선택할 일들이 즐비하다. 거기서 많은 경험을 쌓고 배우며 앞으로 나아가겠지만, 학우들이 그리고 나 자신도 본래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그리고 나 스스로를 잃지 않으면서 발전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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