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 3. 13 수 20:51
학위수여식,
   
> 뉴스 > 여론칼럼
     
[신앙의 향기] “나는 고발한다!”
2019년 03월 10일 (일) 15:35:01 김한용 신부 ckunp@cku.ac.kr

1898113, 프랑스의 어느 문학신문에 기고된 한 유명 작가의,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는 거짓과 중상모략을 통하여 철저하게 은폐되고 조작되었던 하나의 사건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작가 에밀 졸라(Émile Zola)는 유대인이라는 사회적 편견 속에서 불합리한 반역죄의 누명을 쓴 채 복역 중이던 알프레드 드레퓌스(Alfred Dreyfus)라는 육군 장교의 무죄를 주장하며 재판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문제들을 세상에 폭로하게 됩니다. 진실을 향한 그의 양심의 목소리는 반유대주의, 민족주의에 노출되어있던 동시대인들에게 커다란 화두를 제시하며 여러 논쟁을 일으켰고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인간의 행동방식이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비이성적 편견과 차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의 참혹했던 세계대전 속에서 인간은 이성의 무기력함을 절실히 체험하게 되었고, 역설적이게도 도덕적, 합리적 판단과 행동을 위하여 스스로 더욱 강인한 이성으로 무장되도록 훈련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말, 프랑스에서 시작된 노란조끼(Gilet Jeune) 운동이라 불리는 사회 운동은 점차 유럽 주변국들로 확산되어 전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는 그들의 사회 운동 방식이나 목적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의 신념이나 견해에 따라 저마다의 가치관에 근거하여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 할 수 있고 그러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합당한 자유와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 운동 안에서 다시금 조금씩 움터 오르고 있는 반유대주의, 인종주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1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우리에게 다시금 과거의 드레퓌스 사건을 환기시켜줍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저마다 철저하게 믿고 있는 이성의 힘이 얼마나 많은 오류의 유혹과 위험 속에 노출되어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근대화의 역사 안에서 이성의 계몽으로 말미암은 정신적 저항을 통하여 오늘날의 시민 사회를 이룩해 내었습니다. 이성의 힘은 분명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불합리함을 이겨내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며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깨달을 수 있도록 채찍질하는 조력자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성의 힘이 그릇된 판단으로 말미암은 오류와 착오의 지배를 받는다면 인간은 자신의 역사 안에서 겪었던 수많은 비참함을 오늘날 또 다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여 저마다의 학문의 자리에서 더 깊은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가톨릭관동대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의 개인적 판단이 아닌, 보편타당한 가치관을 통하여 세상의 무지(無知)를 고발하고 옳고 그름을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지닐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하느님의 진리를 따르고자 하는 신부로서, 우리 모두의 지성의 눈이 하느님께서 마땅히 비추어주실 진리의 빛으로 말미암아 새롭게 조명되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어렴풋하고 불확실한 우리의 미래를 지혜의 성령께서 밝게 비추어주실 수 있기를, 이를 통하여 우리 학교의 모토인 진실(Verum)을 추구하고 학문의 즐거움과 풍요로운 결실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김한용 신부의 다른기사 보기  
ⓒ 가톨릭관대신문(http://news.cku.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 기사제보 광고문의 제휴안내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210-701 강릉시 범일로 579번길 24(내곡동) | 전화 : 033)649-7880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창희
Copyright 2008 가톨릭관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kun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