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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교양교육의 필요성
2009년 10월 11일 (일) 20:02:50 고재정 교수 kdunp@hanmail.net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대학은 구성원 각자가 지켜야 할 위생수칙을 주지시키며 예방과 위험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하루빨리 전염병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캠퍼스의 평화가 되돌아오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우리는 신종 전염병이 국경 없이 넘나드는 21세기 지구촌의 주민에게 요구되는 정신 위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전염병이 우리에게 주는 정신적 교훈은 아마도 타자의 존재에 대한 각성일 것이다. 너의 병이 언제 나의 병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통해서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 나아가 타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사실이다.

  오늘날 인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이동하며 살아간다.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것은 이미 여러 해 전이며, 우리 학교에도 적잖은 수의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외국인과 타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능력은 따라서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소양이 되었다. 그럼에도 외국인에 대한 우리사회의 시선은 대단히 차별적이다.

  최근 인종차별로 인한 한국 최초의 고소사건이 불거지면서 우리사회의 취약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우리에게는 인종차별을 처벌할 관련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 차별을 막기 위한 교육과정도 부재한다. ‘다른 문화에 개방적으로 대처하는 능력’,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교육의 핵심으로 여기는 나라들과 달리 우리 교육은 ‘지적도구 사용능력’만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은 상상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스스로 자유롭고 자율적인 인간, 타자의 고통에 대한 상상력을 가진 인간을 키워내는 것은 인문 교양 교육이다. 급변하는 기술이 아니라 불변의 인간적 가치를 되새기는 교양교육과정이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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