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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너는 무엇이 떠오르니? 11] 노자가 당신에게 건네는 물 한잔
2018년 11월 05일 (월) 12:59:17 김경세 기자 rudtpdi@cku.ac.kr
   

태풍의 북상이 예고되면서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시간이 빚어낸 손바닥에 새겨진 지문들 위로 빗물이 떨어지던 그런 날이었다. 유독 생각이 많았던 날. 친해졌던 사람과 갑자기 멀어지고 가까웠던 사람들과의 거리가 소원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 가끔은 아주 그런 날들. 누구보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표현하는 것까지 움츠러지게 된 시간들이 무거웠다.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돌멩이가 돼 날아가게 될까봐. 그러다가 집에서 문득 꺼낸 책 한 권이 노자의 도덕경이었다. 도덕경 제 7무아(無我)의 성취에서 上善若水이니라. 水善利萬物而不爭하고 處衆人之所惡이니라 고로 幾於道니라 居善地하고 心善淵하고 與善仁하고 言善信하고 政善治하고 事善能하고 動善時니라 夫惟不爭이라 無尤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선하기 때문에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으며, 무리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있다. 고로 때에 알맞게 행동해 허물과 과실이 없다는 뜻이다.

이는 수많은 도덕경에 대한 해석 또는 관련 저서에서 많이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노자는 를 바탕으로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몸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자세를 낮추는 것이 나를 위한 것임을 일깨운다. 그는 낮은 곳에 위치해 있어야 다른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로 인해 화를 면할 수 있으며 다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경쟁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만물을 이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유교적 가치관에 뿌리 깊게 내려져 있는 우리에게 과연, 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상급자에게는 충성하고, 부모에게는 무조건 효도하고, ‘다른 사람을 나를 대하듯 대하라라는 ()의 윤리를 강조했던 유가에 반문을 던진다. 그는 거기서 개인을 찾는다. 선과 악, 많음과 적음, 젊음과 늙음 사이에서 생겨나는 상대성을 그는 잡아낸다. 어디서부터가 많은 것이고 어디까지가 적음인가. 단순히 높은 것 또는 많은 것에 매몰되고 치우쳐져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노자가 건네는 말들은 하나의 경종이다.

포켓몬스터에서 상대보다 강하고 좋은 포켓몬을 수집하며 상대방과 만나면 경기를 통해 이기는 패턴처럼 우리는 늘 상대와 나를 두고 끊임없이 비교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시시포스적 만족에 빠지게 된다. 3무위의 정치에서 虛其心, 實其服을 언급한다. ‘虛其心은 지식을 구하는 마음을 없게 하는 것, 무지한 백성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實其服은 신체를 강건하게 한다는 뜻이지만 노자의 도를 체득하려는 구도심을 충분하게 하여 거기에 틀을 넣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노자의 ()’는 앞에서 언급한 상선(上善)과 같이 다채로우며 변화무쌍하다. 많고 적음 등에 대한 상대성이 부여하는 사회적 가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깨닫고 개인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늘 그렇지만 삶에 정해진 길은 없고 보기라는 것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족한 글이 학우들에게 조금이나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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