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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칼럼 9] 당신은 망했다
2018년 09월 03일 (월) 01:58:28 이서영 강원도민일보 기자 ckunp@cku.ac.kr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해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망했습니다.(You made it, and you are fucked.)”

지난 2015년 뉴욕 예술대 티시스쿨 졸업식장에 초청 연사로 나선 로버트 드니로가 한 첫 마디다. 로버트 드니로. 그는 분노의 주먹(Raging Bull)’대부2(Godfather 2)’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조연상을 받은 대배우다. 그는 학생들의 탄식과 비웃음 속에 독설을 이어갔다. “여러분은 학교에서 모조리 A만 받는 학생이었습니까? 그렇다면 앞으로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새로운 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평생 좌절의 문입니다.”

심한 것 같은가? 안타깝게도 이 노()배우의 말은 사실이며 현실이다. 대학생 시절,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어떤 종류의 수업이든 빠지지 않고 성실히 수강했고 그 결과 전체 8학기 중 두 번에 걸쳐 장학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굳이 대단치 않은장학금 이야기를 꺼낸 것은 나는 성실한 학생이었다는 주장을 증명하려는 의도에서일 뿐이다.)

그리고 졸업. 동기들과 다르게 휴학 없이 스트레이트 졸업을 감행했던 나는 2년여간의 방황 끝에 드디어 기자가 됐다.

대다수의 신입사원들이 그렇듯, 나는 의기양양하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좌절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직장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거의 모든 일들이 처음 겪는 일이고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신출내기가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4년간 대학에 비싼 등록금을 바쳐가며 배웠던 수많은 지식 가운데 실제 기자로서,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선배들은 하나를 알면 열을 알기를 바랐지만 나는 그 반대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수평적 관계에 익숙한 나를 수직적 관계에 적합한 인간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인이 된다는 것은 다시 갓난 아기로 돌아간다는 의미라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는 학문을 가르치는 기관이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는 것도.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곧 졸업을 앞둔 학생이라면 몇 가지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꼰대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썰을 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하나다.

너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 인생선배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 그 중에 유용하게 써먹은 행동지침들이 있어 공유하려고 한다.

#회사에서 그 누구를 마주치든 인사하라.(밝은 미소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사내 평판이 좋아져있다. ‘나도 잘 모르는 내 편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절대로지각하지 말아라.(사실 30~1시간 정도 더 일찍 출근하면 더 좋다. 아침시간만큼 하루 일과를 정리하기에 좋은 시간은 없다. 출근시간 1분 전에 회사에 도착하는 것과 1분 후에 도착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거의 모든 실수는 확인을 게을리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상사가 시킨 일은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묻고, 내가 맡은 일도 확실히 맞다고 생각된다 해도 한번 더 체크해야 한다.)

로버트 드니로가 말했듯 우리는 앞으로도 평생 좌절의 문을 열면서 살게 될 것이다. 왜냐고? 우리 모두 이번 생은 처음이니까’. 하지만 위에서 제시된 세가지만 염두에 두고 산다면 최소한 직장생활에 있어서는 그 문을 여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다. 당신의 무탈한사회생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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