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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민자본주의 타파가 이루어져야 나라가 산다
2018년 05월 03일 (목) 21:30:43 송예빈 기자 ckunp@cku.ac.kr

불과 4년 전 땅콩 회항으로 곤혹을 치뤘던 대한항공 일가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언니를 대신해 동생이 나서기로 한 것일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이어 물벼락 갑질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강서경찰서에 출석했다. 이를 신호탄 삼아 곳곳에서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아버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그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역시 갑질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증언이 이어졌다.

오너 일가라는 이유 하나로 조 회장의 자녀들은 공정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한항공에 입사해 임원 자리를 꿰찼다. 직원을 동료가 아닌 하인으로 취급한 이들은 주식회사를 마치 개인기업처럼 여기고 앞서 공정위가 밝힌 대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행패를 거듭하며 부당하게 배를 불려왔다. 또한 관세를 내지 않고 고가품들을 상습적으로 들여왔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 앞에 선 조현민 전 전무는 철저하게 당부 받기라도 한 듯,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무엇에 대한 사과인가, 그녀의 말이 피해자들에게 정녕 진정한 사과일까. 이번 물벼락 갑질 사건을 계기로 직장인, 노동자, 근로자들의 갑질 피해 폭로가 온라인, 오프라인 상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도 피켓 시위를 벌였다. ‘사과는 당사자에게, 범죄자는 감옥으로란 피켓문구를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은 그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고 도덕적 가치가 전도된 기득권층을 목격하며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천민자본주의의 한계를 느낄 수 있었다. 천민자본주의가 대두된 데에는 본래 경제문제의 전제로서 기능하던 개인주의가 타인의 처지를 무시한 채, 오로지 개인의 이익에만 집착한 나머지 이기주의로 타락하게 되었다는 배경이 있다. 이는 곧, 한 개인의 이기심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가치 전도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천민자본주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인간의 도구화와 더불어 인간성의 상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개인을 자신의 생산을 위한 도구로 인식하고 대하게 됨으로써 인간 고유의 인간성을 잃게 되어 생명이 경시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자유침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고를 당연시하게 된다. 이처럼 인간이 윤리와 도덕 같은 정신적 가치를 소홀히 하고 오로지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하면서 경제적 물질만이 개인의 삶과 생활을 좌우할 수 있다고 믿는 맹목적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게 되었다.

이 같은 천민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더욱 민주주의 발전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발전해야 비로소 개인이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평등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고, 우리 사회 전체, 나아가 국가의 유지와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 가장 중요한 제도적 해결책을 국민과 정부가 함께 확립해 나간다면 천민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간 성숙된 경제 체제를 확립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절 메시지처럼 노동이 제도에 의해 또는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홀대받고 모욕 받지 않는 세상이 되려면 정부와 국민 모두가 우리 사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천민사본주의를 하루빨리 타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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