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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직접 목격한 우리 사회의 생생한 아픔
2018년 03월 12일 (월) 20:04:23 송예빈 기자 ckunp.cku.ac.kr

너무나도 생생하고 처절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고 있는 요즘. 권력과 지위 앞에서 인간성과 도덕성을 내어버린 수많은 이들의 추악함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폭로의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에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이제까지 쌓아온 명성과 지위의 붕괴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가해자들의 태도를 지켜보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왜 이토록 점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에게는 일말의 반성과 후회가 없다. 스스로의 행동을 죄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사회적 위치, 명예와 영향력은 그들에게 있어 공존의 수단이 아닌 독점과 탐닉의 도구이다. 이것은 곧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지향하는 진리이다.

이처럼 가치의 전도가 이루어지면 인간의 존엄성은 개인의 막강한 힘 앞에서 너무나 쉽게, 함부로 취급된다. 가해자들이 권력을 도구삼아 마음껏 휘두를 때 피해자들은 그들에게 있어 동등한 인간 대 인간이 아닌 그저 다루기 쉬운 지배자 대 피지배자가 되는 것이다.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역시 이같이 전도된 가치관을 묵인하고 그에 동조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미투운동의 불씨는 쉽게 꺼질 수 없다.

즉 미투운동이 추구하는 목표가 단순히 권력층의 붕괴와 개인의 전도된 가치관의 타파에 그치지 않고 이 모든 상황의 기반이자 배경이 된 우리 사회의 뒤틀린 관념을 깨뜨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증언과 고발. 추악하고 잔인한 현실에 고개를 들어 직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 우리나라의 한계라 경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상처가 곪아서 터진 것이 아플지라도 진물이 나고 피가 흘러 그 심각성을 알고 치료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 사람에게도 온 사회에도 이전과는 다른 인간의 존엄성이 최우선되는 가치관이 형성되기까지는 또 다른 형태의 수천, 수만 번의 미투운동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한 사회의 제도와 관념을 바꾸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를 살아가는 나의 사회, 우리의 사회이기에 우리는 움직여야한다. 그러한 어려움 속의 움직임이, 몸부림이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라 느낀다.

그러므로 미투운동은 실질적인 상처를 받은 사람들만의 움직임이 아닌 그 상처를 함께 공유한 온 사회 구성원들의 움직임여야 한다. 그 움직임의 파장이 널리 퍼져나갈 때에 비로소 우리 사회의 진정한 참된 가치관의 회복과 치유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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