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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칼럼] <직업에 귀천이 있나요>
2017년 10월 10일 (화) 14:36:13 이서영 강원도민일보 기자 ckunp@cku.ac.kr

며칠 전 한 유투버의 영상을 보고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됐다.

그 유투버는 최근 소개팅에 실패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을 친절하게 소개했다.

목수가 직업이라는 이 사연의 주인공은 소개팅 상대 여성에게 내 직업을 밝혔더니 노가다냐면서 무시하더라나는 이 일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고, 오히려 땀 흘려 완성한 결과물을 볼때면 뿌듯함까지 느끼는데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다음 상황이 반전이었다.

사연을 다 읽은 유투버는 "나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어떤 여자가 목수와 결혼하려고 하겠냐"고 쏘아붙였다. "학생 때 공부 안하고 놀았으니까 목수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렸다.

당시 이 영상을 보고 마치 내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상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직업에 따라 등수 매기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유투버의 모습이 상당히 불편했다.

이 유투버의 말처럼 과연 귀한 직업과 천한 직업이 따로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직업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업의 사전적 정의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종사하는 이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직업은 먹고살기 위한 수단’,또는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라고 정의될 뿐 귀하고 천함, 즉 신분이나 계급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현대 이전의 사회는 계급사회였다. 특히 조선시대의 경우 사농공상이라 하여 선비를 최고 귀한 신분으로 여겼고 그 다음 농부, 공장, 상인 순으로 차등을 뒀다. 직업 자체가 계급의 기준이었던 셈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체면을 버리고 살아야 했던 상인을 가장 천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대 한국 사회에 와서는 종전의 계급주의는 소멸했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거나 안정적인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높은 위치에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연봉이나 안정성 문제는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중이 선호하는 직업군은 있지만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계급(혹은 신분)’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논쟁의 여지가 없다.

사실 귀천을 따져야 할 대상은 직업 자체가 아니라 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갖고 있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 자부심, 프로정신 등 무형의 것들이다.

한 사회가 영속성을 가지고 발전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 필요하다. 오로지 한 직종만으로는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없다.

각 개인이 자기 자리에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면서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낄 때 전체 구성원의 행복감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개개인의 직업을 존중하고 그들이 자신의 일을 자부심을 갖고 해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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