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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유럽 배낭여행
2017년 10월 10일 (화) 14:25:10 (세베리노) 신부 ckunp@cku.ac.kr

우리 학교 가톨릭관대신문의 칼럼 제목이 <신앙의 향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공간에는 천주교 사제로서 제가 갖고 있는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칼럼에 제 신앙과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우리 가톨릭관동대학교 학생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유럽 배낭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습니다.

 

 

2017학년도 2학기가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 이상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기간 동안 학교에서는 많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저에게 기억이 남는 행사가 있다면, 그것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성캠프인 베룸 캠프 2’입니다. 이 캠프 프로그램 중에 첫째 날 프로그램으로 각 모둠들이 자신의 모둠을 소개하는 글을 작성하면서, 거기에 자신들이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는 것이 있습니다. 그 글을 읽다보면 빠지지 않는 내용 중의 한 가지는 유럽여행 혹은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글을 읽고 나서, 이제 성인이 되었기에 부모님이나 누군가에 의해 이끌려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본인이 주관하고 계획한 바데로 다양한 것을 경험을 할 수 있는, 즉 자기 자신만의 여행을 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20대의 젊은 나이에 떠나는 유럽여행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유학 기간 중 여름 방학 중에 스페인의 대학 도시인 살라망카(Salamanca)라는 곳에서 스페인어 어학연수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학연수 중에 주말을 이용해 저와 함께 지내던 한국 신부님들 두 분과 함께 살라망카에서 기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Madrid)12일 동안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마드리드에 도착해서 잡은 숙소는 한국 음식을 조식으로 먹을 수 있는 한인 민박집이었습니다.

숙소에 짐을 놓아두고 마드리드 시내에 있는 왕궁과 프라도 미술관 그리고 그 유명한 스페인 프로축구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 CF’의 홈 경기장인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Estadio Santiago Bernabéu) 구경한 후에 숙소인 한인 민박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는 한국에서 유럽 배낭여행을 나온 대학생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숙소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살라망카로 돌아가기 전의 일정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배낭여행을 나온 대학생들도 숙소 한 쪽에서 자신들이 그날 여행한 코스와 다음 일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숙소에 같이 묵고 있던 대학생들은 크게 두 무리로 나뉘어 있었는데, 각각의 무리마다 전혀 상반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제 귀에 들렸습니다. 한 무리에서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자랑하듯이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내용인즉슨 자기는 여행을 나오면서 커다란 여행 가방에 간단한 옷가지와 세면도구만을 챙겨왔고, 여행을 하면서 입고 다닐 옷은 그때그때 마다 스페인 명품샵에서 구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무리에 있는 다른 학생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묻자, 그 학생은 부모님이 주신 신용카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자랑스럽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명품샵에 들려서 부모님 선물을 준비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무리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것 이었습니다. 자신들은 오늘 프라도 미술관에 가서 너무 보고 싶었던 그림을 보게 되어 행복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유럽 배낭여행을 나오기 위한 경비를 어떻게 마련했고, 여행 일정은 어떻게 계획했는지에 관한 경험을 서로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일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디를 꼭 가봐야 할지와 무엇을 해봐야 할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서는 어떤 부류의 무리가 20대의 나이 때에 할 수 있는 최고의 유럽 배낭여행을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유럽 배낭여행에는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여행에 대한 확고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고 듣고 경험할 것인지에 대한 목적입니다. 예를 들어 여행하는 국가의 문화나 예술을 중심으로 여행을 할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삶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여행을 할 것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둘째, 경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르바이트나 그 밖의 방법으로 자신의 여행경비를 직접 마련할 것인지, 혹시 자신이 마련한 경비가 부족하다면 부모님의 도움을 얼마만큼이나 받을지에 관한 것을 확실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셋째, 철저한 사전조사와 여행 계획이 필요합니다. 제가 경험한 유럽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소매치기를 비롯한 각종 범죄로 인해 치안이 안정되지 못한 곳도 있고, 교통편에 대한 사전조사가 부족하면, 시간이나 여행경비 가운데 한 가지는 커다란 희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대라는 나이는 성인입니다. 하지만 완숙함에 다다른 성인이 아니라, 아직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해보고 성공과 실패도 겪으며 성장 중에 있는 성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대학생 때 꼭 해보고 싶은 유럽 배낭여행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훌륭한 경험거리이며, 인생에 많은 도움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의 인생 속에서 하나의 전환점 혹은 커다란 사건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여러분이 방학 기간 중이나 혹은 군 전역 후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유럽 배낭여행을 나가 볼 계획이 있다면 한 번 구체적으로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단순히 여행을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순탄하지 못할 수도 있는 여행 준비 과정부터가 여러분의 인생과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훗날 여러분 인생의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천주교회의 신부님으로서 우리 가톨릭관동대학교의 모든 학생들의 훌륭하고 멋진 인생경험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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