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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모두에게 공평한 출발선인가
2017년 09월 02일 (토) 11:58:47 박소현 기자 ouo2610@cku.ac.kr
지난 6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공공부문 채용 시 이력서에 학력과 출신지, 신체조건 등의 차별적 요인들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하반기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이력서가 개인의 역량이나 인성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을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블라인드 채용은 취업 준비생들이 똑같은 조건으로 같은 출발선 상에서 오직 자신의 역량만으로 경쟁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하여 유능하고 열정적인 인재를 채용한 사례를 들어가며 민간 대기업에도 이것의 시행을 권유했다. 이에 취업 준비생들의 찬반 논쟁이 팽팽하다. 우리 대학 출신인 취업 준비생 A씨는 “대학 4년 내내 장학생이었어도 나보다 학점이 훨씬 낮은 명문대생이 채용되는 건 지방대생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했다”며 블라인드 채용을 환영했다. 명문대생만이 아닌 지방대생에게도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또 학교를 다니며 무리하게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만을 위한 시간만이 아닌, 자신을 개발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수도권 소재 대학교, 이른바 ‘명문대학교’ 출신자들의 반발 또한 거세다. 그들은 학벌도 노력의 결과물이며 무조건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며 역차별적인 일이라고 지적한다. 한 명문대 졸업자는 같은 달 2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게 지원자의 능력을 보겠다는 것 아닌가? 학벌은 왜 그 능력에서 배제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명문대생의 성취는 무시되는가”라며 불만을 내뱉었다. 다른 이는 “학창시절 내내 제대로 쉬는 시간 한번 갖지 않았다. 피를 토하며 공부했는데 굉장히 배신감이 든다. 나의 12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냐”며 억울함을 표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명문대만을 강조하는 사회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라며 사회 구조 자체를 지적했다. 영어 유치원을 다니며 아주 어릴 때부터 공부가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사회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 나이에 경험해야 할 것들과 느껴야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오로지 ‘모범생’이라는 타이틀과 ‘고스펙 요구 기업 취업 성공’이라는 목표만을 심어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만일 정말 이것이 ‘잘못된 사회’라면 어디에서부터 손을 보는 게 옳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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