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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향기] 참으로 아는 것
2017년 05월 22일 (월) 15:33:31 민상영 신부님 ckunp@naver.com

저기요, 저는 기독교 신자인데요. 가톨릭과 그리스도교는 서로 다른 말인가요?” 지난 학기 인간학 수업 중에 수줍고 호기심 많아 보이는 어느 학생의 질문이다. 수업 중에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왜냐하면 수업에 집중한다는 뜻이고 그만큼 수업내용이 지루하지 않다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는 개신교를 뜻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지만 어원적으로 기독교그리스도교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자로 그리스도를 기독(基督)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독교라고 하면 불교나 유교와 구별되는 종교로서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종교를 뜻한다. 그리스도교 안에 가톨릭과 개신교가 있다. 가톨릭은 그리스도교의 한 종파이며 원형이다.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알게 된다고 가르친다. 그리스도교는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믿는 종교이다. 다시 말해서 십자가에서 처형되시고 다시 부활하신 예수를 믿는 종교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말하자면 예수의 십자가 인생을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가톨릭(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식사할 때 십자성호를 긋지만 예수께서 지고 가신 그 십자가가 아닌 경우도 있고, 때로는 십자가에 대해 설명하는 것조차 부끄러워 할 때도 있다.

 

 

또 다른 학생은 순진하면서도 당돌하게 질문한다. “그런데요, 우리 인간에게 종교가 꼭 필요한 건가요?” 이번 질문은 좀 당황스럽다. 이 질문은 종교적 믿음에 대한 실천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종교를 가지고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게 되는가 하면, 종교 없이도 행복하게 그리고 더 종교인답게 또 인간답게 사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가톨릭의 사제로서 가톨릭(그리스도교)이라는 종교가 모든 인간에게 행복을 보장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불행한 신자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톨릭을 통해 사람들이 믿음을 찾고 그 믿음을 찾음으로써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의미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믿음은 실천을 포함한 믿음을 의미한다. 다음의 대화는 이러한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준다.

갓 크리스천이 된 사람과 신자가 아닌 친구와의 대화:

그래, 자네 크리스천이 됐다지? 그럼 그리스도에 관해 꽤 알겠군. 어디 좀 들어보세. 그리스도는 어디서 태어났나? 죽을 때 나이는 몇 살이었지? 설교는 몇 차례나 했나?”

하나도 모르겠네.”

아니, 크리스천이 됐다면서, 정작 그리스도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잖아!”

자네 말이 맞네. 아닌 게 아니라 난 아는 게 너무 적어 부끄럽구먼. 하지만 이 정도는 나도 알고 있지: 3년 전에 난 주정뱅이였고, 빚을 지고 있었어. 내 가정은 산산조각이 돼 가고 있었지. 저녁마다 처자식들은 내가 돌아오는 걸 무서워하고 있었던 걸세. 그러나 이젠 술도 끊었고, 빚도 다 갚았다네. 이제 우리 집은 화목한 가정이야. 저녁마다 아이들은 내가 돌아오기를 목이 빠져라고 기다리게 됐거든. 이게 모두 그리스도께서 나에게 이루어 주신 걸세. 이만큼은 나도 그리스도를 알고 있다네!” (안소니 드 멜로, 종교 박람회, 176177).

 

 

종교에 대해 아는 것과 종교적 인생을 진짜로 사는 문제는 또 다른 의미라고 생각한다. 알기에 달라지는 것, 그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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