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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나이티드항공 ‘오버부킹’이유로 승객 강제 퇴거
‘직원’ 태우고, ‘인권’ 내린 항공사
2017년 05월 22일 (월) 15:02:14 송예빈 기자 martha_song@naver.com

지난달 9일 미국 시카고 오헤어공항을 출발한 유나이티드 항공기에서 경악을 금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그 항공기에서는 승객들의 탄식과 강제로 끌려나오는 중년 남성의 절규에 가까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은 좌석 수 보다 많은 인원을 예약하는 오버부킹사태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순전히 항공사의 실수로 발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

그 당시 해당 항공사가 내놓은 해결방안으로는 비행기 표를 예약한 승객들 가운데 무작위로 4명 선발해 하차하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해당 피해 보상액수를 제시했으나, 승객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무작위로 선발된 승객 4명 중 3명은 마지못해 하차에 응했지만,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 씨(69)내일 오전 예약 환자가 있다고 말하며 하차를 거부했다. 이에 항공사 측은 공항 경찰을 동원해 그를 강제 하차시켰다. 그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유나이티드항공사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다오 의사는 강제 하차 과정에서 당한 폭력에 코뼈가 부러지고 앞니 2개가 뽑혔으며 강한 충격으로 뇌진탕 증상을 보이는 중상을 입었다. 이처럼 그가 피를 흘리며 온전한 의식 없는 모습으로 경찰들에 질질 끌려 나가는 장면이 주변 탑승객들의 촬영으로 고스란히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삽시간으로 퍼진 이 영상에 미국 상원위원 21명이 빠른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네티즌들은 유튜브에 패러디 동영상을 올리는 등의 비난과 질타를 멈추지 않았고 전국적으로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었다. 급기야 백악관도 이례적으로 유나이티드항공사 사태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유나이티드항공사 측은 승객의 하차거부를 제지한 직원의 행동이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었다며 승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성명서를 발펴했지만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오스카 무노즈(58) CEO가 나서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앞서 무노즈가 자사 대응책을 옹호하고 피해자 다오 씨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는 등의 행동을 일삼으며 초기 대응을 적절히 하지 못해 궁지에 몰렸다. 결국 지난달 21일 유나이티드항공사는 오스카 무노즈 CEO2018년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자동 겸직하게 된 계약 조건을 유보하기로 했다.

불과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유나이티드 항공은 주가가 대거 폭락해 시가총액 5억달러(5,700억원)의 손실을 냈다. 또한 이번 사태의 피해자 데이비드 다오 씨는 육체적·정신적 충격이 큰 만큼 천문학적인 소송을 제기하려는 후문이 돌고 있다. 그가 구성한 변호인단의 토머스 데메트리오(70) 변호사는 개인 상해 분야 소송에서 최고로 손꼽히며, 또 다른 멤버인 스티브 골란(56) 변호사는 기업 상대 소송 전문가로 유명하다. 이렇듯 유나이티드항공사는 고작 자사 승무원 4명을 태우기 위해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렀다.

유나이티드항공사의 고객을 무시하는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캐나다 가수 데이브 캐럴이 수하물로 부친 기타가 이 항공사의 부주의로 파손됐다. 그는 변상을 요구했지만 항공사 측은 ‘24시간 이내에 피해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거부했고, 이에 캐럴이 항공사 직원들이 기타를 던지며 고객의 피해보상을 거부하는 모습과 함께 유나이티드가 기타를 부수네(United Breaks Guitars)’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이 동영상이 유포된 후 나흘 만에 조회 수는 700만 건에 달했으며, 2주 후에 유나이티드의 주가는 무려 10%나 빠졌다. 3,500달러짜리 기타 보상을 거부하고 입은 시가총액 손실은 18,000만 달러였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지난 15지난 9일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버부킹을 이유로 폭력을 동원해 끌어내린 데이비드 다오 박사의 짐을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도 조금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 유나이티드항공사에 소비자들은 모두 등을 돌렸다. 소비자들은 유나이티드항공사가 더 이상 사람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여객기가 아닌, 그저 화물을 실어 나르는 화물수송기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은 23일 업계 1위 아메리칸항공에서 승무원이 아이를 안은 여성 승객에게서 유모차를 빼앗다가 승객들과 대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미국 항공기를 타려는 사람은 모두 긴장해야겠다는 비난이 제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12월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일명 땅콩 회항사건으로 국내를 비롯하여 수많은 외신의 질타를 받았던 바 있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쉬지 않고 발생하며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미국 정부와 항공사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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