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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의 죄, 처벌만이 능사인가?
2016년 11월 05일 (토) 17:55:47 이연제 기자 dusdn2566@hanmail.net

지난 923일 보건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은 최대 12개월까지 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낙태죄 폐지 논란이 재점화 되었다. 개정안은 모자보건법을 위반해 시행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포함해 총 8가지의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지난 달 9일 산부인과 의사들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정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112일부터 전면적인 시술 중단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모자보건법과 형법의 낙태죄 등 현행법은 임신 여성들의 재생산권 즉, 임신 결정권에 대한 고려 없이 여성의 인공임신중절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낙태죄 입법 예고로 인해 여론의 반발이 심해지자 복지부는 지난 17일 입법 예고일까지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논란은 오히려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낙태죄폐지운동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현재는 일명 한국판 검은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보건복지부가 낙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예고한 것은 저출산 사회의 원인을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태를 금지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지난 달 20일 나경채 정의당 공동대표는 저출산 사회는 아무리 떠들어도 여성들의 일상적 불안과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 사회에 보내는 여성들의 경고파업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방향의 관련 법 개정과 임신과 출산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보다 증진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중들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낙태를 무조건 막는 것보다는 산모와 태아 모두를 위한 환경이 마련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무엇보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현실성이 없는 개정안이라며 거센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복지부 국민인식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중 19.6%가 인공임신중절술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임신중절 사유의 70% 이상은 원치 않는 임신이어서 이는 이미 법적 허용한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이는 더 이상 법으로 낙태를 제재하는 것은 실효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결과가 보여주듯 낙태금지법이 과연 저출산 문제 해결의 대안인가에 대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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