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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이화(梨花)의 난(亂)’을 생각하다
2016년 09월 03일 (토) 15:55:25 김유리 기자 yuri4@hanmail.net

이화여대 학생들은 728일부터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반대 및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미래라이프대학은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평단사업)’에서 시행한 것으로, 직업계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등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고등교육을 원하는 30세 이상 성인들을 위해 설립된 것이다. 교육부에서 이 사업을 추진한 것은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이 부실하게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 평생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선 취업 후 진학을 장려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을 이화여대 학생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우선 대학의 이름값을 앞세운 학위 장사라는 데 있다. 평생교육원이나 사이버대학 등 재직자들이 다닐 수 있는 교육과정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학사학위를 주는 단과대학을 신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인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뷰티나 웰니스 등 여성의 성역할을 고착화하는 전공을 개설하겠다는 데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도 평단사업이 가부장적 성별분업을 고착화시킬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고로 대학 교육은 성별 분업을 허물고 개인의 적성과 능력, 다양한 사회적 소통능력과 협동심 함양이나 앞으로의 세대들에게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다양한 능력을 계발하고 준비하도록 진작하는 하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미래라이프대학의 사업 내용을 보면 오히려 교육적 방향을 역행하고 있는 내용이 적지 않다.

현재 평단사업과 유사한 사업으로 평생학습사업, 재직자 특별전형사업 등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대학구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사업의 당위성이나 타당성을 면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시행된 교육부의 대학정책이, 평교수와 학생들을 비롯한 대학 구성원의 의견 수렴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어,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것이라는 데에 반성점이 있다. 대학과 교육을 흔들어 학문의 자유·창의성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단순한 기회균등의 논리를 앞세워 세계적 추세의 교육적 당면 과제나 교육 현실, 정책적 방향에 대해 성찰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다. 교육부와 대학 당국은 이번 이화여대 사태를 단순한 학생들의 시위로 넘겨보지 말고, 대학을 둘러싼 각종 교육 정책 및 연구 사업에 있어 폭넓은 의견 수렴과 세심한 검토의 과정을 마련하라는 준엄한 요구로 받아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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