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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년퇴임을 앞둔 민속학자 황루시 교수님을 만나다
2016년 06월 05일 (일) 15:04:39 송예빈 수습기자 martha_song@naver.com

Q. 워낙 유명한 교수님이시라서 많은 학생들이 교수님을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인사 말씀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미디어창작학과에서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는 황루시 교수입니다. 이번 8월 달로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Q. 30년 가까이 학교에 재직하시면서 강의와 연구에도 노고가 많으셨겠지만, 보직 교수로서도 많은 일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일들을 맡아 오셨는지요?

A. 정확히는 286개월 동안 재직했어요. 처음 8년 동안은 여자 기숙사 사감을 맡으며 200명밖에 안 되는 학생들과 먹고 자며 함께 생활했죠. 그리고 나서 바로 학과장을 맡게 되었어요. 그렇게 국어국문학과가 현재의 미디어창작학과로 바뀌며 교수님들이 떠나시기도 하고 새로운 조교수님들이 오시며 자연스레 박물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학교 박물관은 전국 대학 박물관 중에서 민속자료가 가장 많아서 민속학을 전공으로 삼고 있는 제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기존에 박물관장이란 보직이 다른 데에 비해 일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전 박물관장님들도 겸직을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박물관장을 맡고 있는 중에 자연스레 인문대학장을 겸직하게 되었죠. 이렇게 말하고 보니 28년도 금방 갔네요.(웃음)

Q. 교수님은 민속학자로서 무속을 심도 있게 연구하신 것으로 유명하신데 특별히 무속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A. 저는 원래 연극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배우가 되거나 연출을 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희곡을 써보는 것을 고려하다 졸업 후 2년 뒤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죠. 마침 우리나라 최초의 연극학 박사가 귀국하여 저희 학교 교수로 부임하였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보게 되어 그 교수님의 강의를 청강하며 수업에 흥미를 느껴 국문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원래 학부 전공은 신문방송학과였지만요.(웃음) 이론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에 자연히 논문을 써야 했는데, 연극에서 무슨 논문을 써야할까 생각하며 탈놀이를 쓸까, 꼭두각시놀음을 쓸까 고민을 하던 중에 우연히 무당이 하는 굿을 보게 됐는데 굿이 엄청난 드라마더라고요. 그래서 굿이 가지고 있는 연극성에 대해 석사 논문을 썼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서울 지역의 굿 말고도 이렇게 다양한 굿이 존재하는지 몰랐었죠. 그렇게 다양한 굿을 연구하다 보니 연극에서 출발했지만 어느새 굿 전문가가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굿에 담긴 구비문학, 즉 무당이 부르는 신화와 더불어 연극·춤 등의 다양한 예술성과 종교성에 대해 알아가다 보니 연극에서 민속극, 민속학으로 이어졌습니다.

Q. 강릉단오제 유네스코 선정에 힘쓰시며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은 어땠나요?

A. 우리 대학의 교수로 부임하면서 전국적인 민속 공부는 불가능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지역의 민속 연구를 시작하다가 강릉단오제 연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에 강릉단오제에 최종책임을 맡게 되어 유네스코 선정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신청 방법과 심사가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웠어요. 무엇보다 강릉단오제의 연구는 강릉 사람이나 국내학자에 의해 이루어졌어요. 이를 내부적 관점으로 연구한다고 말해요. 그런데 유네스코는 해외 외국인들이 한국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릉의 단오제에 대해 알려야 하는 것이므로 외부적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해야했어요. 그러다보니 기존에 작성하였던 신청서를 다른 이의 관점으로 모두 다시 써야했죠. 그렇게 연구를 거듭하다 강릉단오제를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하게 됐어요. 강릉단오제에는 제례가 있어 유교, 산에 가서는 도교, 단오제의 신인 선왕이 법요법사라는 승려이므로 불교, 무당의 굿을 포함하여 무속으로 이루어져 총 이 네 개의 종교가 공동체를 위해 서로 대립하지 않고 화합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거든요. 전세계적으로 종교분쟁에 의한 전쟁이 난무하는 가운데 유네스코는 곧 유엔에서 운영되는 기관이니 이러한 화합이 그들이 가장 좋아할 예라고 생각하며 강릉단오제의 공동체 화합과 굿의 예술성 곧 신화나 음악 등을 강조했어요. 특히 단오굿의 무속음악 타악 반주 음악은 굉장히 예술성이 높아요. 그래서 악보 자료를 첨가 했어요. 이는 전문가들이 보면 얼마나 수준이 높은지 알 수 있거든요. 이렇게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록·작성하는 작업을 하며 3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러 20051125일 마침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선정되었어요. 여러모로 의미와 재미가 함께했던 작업이었죠.

Q. 최근에 주로 관심을 두며 하고 계신 작업은 무엇인가요?

A. 요즘은 연출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강릉 단오굿만 해도 단오장에서 닷새를 꼬박 새우며 진행해요. 시간을 따져보면 대략 45시간 동안 이루어지는데 이를 사람들이 보는 시간이 얼마나 되겠어요.(웃음) 대체로 금방 보고 지나가는데 사실 짧게 감상하면 굿의 단면밖에 볼 수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무속 굿이 어떤 것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를 넣어 한 시간 반 정도의 공연을 만들었어요. 이 공연을 진행함으로써 국내 다른 지역과 해외에 가도 단오제에 대해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죠. 이번 단오제에서는 무녀들의 춤만 가지고 공연을 구성했어요. 많은 관심과 감상 부탁드려요.

Q. 곧 퇴임을 앞두고 계신데요. 그간의 많은 일들을 떠올리시며 보람도 있으시지만 섭섭함도 크시겠어요. 요즘 근황은 어떠십니까?

A. 저는 무엇보다 학생들과 노는 걸 좋아해요.(웃음) 수업도 수업이지만 제자들과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함께 어울리는 것이 제일 즐겁죠. 그런데 맡은 일들이 워낙 바쁘다보니 아이들과 많이 함께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고 유감이에요.

Q.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학생들에게 대학 시절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라고 생각해요. 이때 행복했던 추억이 많아야지만 나중에 살아갈 수 있어요. 삶을 살다보면 만만치 않은 어려움에 끊임없이 부딪치게 될 거에요.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준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학생들 모두 친구들과 교수님들과 함께 사랑과 우정을 주고받으며 아름다운 시절을 마음껏 누렸으면 해요.

epilogue: 1988년 우리 대학에 부임하신 이래 28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높은 학식과 따뜻한 사랑으로 제자들을 길러내시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애쓰신 황루시 교수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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