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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2009년 09월 10일 (목) 16:10:40 정인화 교수 kdunp@hanmail.net
 

  떠남은 늘 설렘을 동반하는 것일까? 인천공항, 그 낯설지 않은 분위기 속에, 명지학원 교직원 30명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렘 속에 모였다. 유병우 선교실장님의 기도로 10박 11일의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성지 순례는 모두의 심령을 평강으로 채워주는 복된 여행이 시작 되었다.

 왜 구약코스를 도는 이번의 성지순례를 복되다고 여기는 것일까?  우선 구약, 그 중에서도 출애굽기의 코스를 따라 모세의 발자취를 느끼며, 나태와 안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서는 순례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모세가 야훼 신을 만나고, 십계명을 받은 시내산의 그 바위산을 새벽 1시에 오르며, 베두인들의 텐트에서 새어 나오는 가스등의 불빛에서 고향의 아름다움을 느꼈고, 새벽별과 달빛의 신비스러움에서 태고의 창조시절 신의 숨결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죽어간 모세의 느보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비를 보았다. 나는 대학시절, “왜 모세와 아론 같은 위대한 사람이 단지 한 번의 성깔로, 한 번의 하나님 높임을 소홀히 한 댓가로 저 복된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라만 보며 죽어야 했나, 그럼 나 같은 사람은 그럼 어쩌란 말인가?”하는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분명 모세는 변화산에서 승천한 예수를 만나지 않았는가. 느보산에서 다시 발견한 것은, 모세가 만약 가나안에 들어 갔더라면 아마도 여호수아 같은 현실정치가들과 권력 투쟁에 휘말려, 모세의 위대한 업적을 모두 상실하고 말았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모세를 세속 권력에서 자유롭게 하시는 은혜로움을 우리는 바로 느보산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이집트, 요르단, 팔레스타인 여행을 통해 이슬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나아가 그 곳에서 바로 나와 우리나라를 다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집트와 요르단의 무슬림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이 가족 간의 유대를 지니고 있음을 목격하였다. 이들의 친절과 온화한 미소들은 여행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 아닐까. 아랍 어린이들의 그 순박한 눈동자를 보라. 무엇을 위한 갈등이요 전쟁이란 말인가! 잘산다는 우리가 얼마나 살벌한 얼굴을 하고 있는가를 우리는 씁쓸하게 되새겨야 했다.

또한 우리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장벽을 처놓고 팔레스타인인의 통행을 막고 있는 베들레헴 현장에서 ‘경계’가 주는 비극을 보았다. 그런데, 아 중동의 현실이 바로 우리나라의 비극 아닌가! 갈등과 반목 그리고 증오, 이런 처연한 모습이 지난 반세기 바로 한반도의 모습이 아닌가! 우리민족은 과연 세계에서 평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일까? 종교 간의 경계, 이데올로기간의 경계, 민족 간의 경계, “도대체 그 경계는 무엇을 보호하는가?!”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에서 우리는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2천여 년이 지난 갈릴리 호수는 오늘날도 평온했다. 여덟가지 행복을 말할 만큼 충분히 소박한 자연조건이었다. 주변에 우리처럼 고층건물이 없고, 예수의 흔적지엔 예외 없이 아담한 교회와 성당이 서 있었다. 예수가 성장한 곳이 평화를 창출하기에 충분한 곳이었음을 안 것이다. 

  예수가 던진 메시지가 평화일진대, 세상이 여전히 어지러운 것은 왜일까? 예루살렘! 세 종교가 서로 갈등하면서도 간신히 평화를 유지하며 사는 도시! 나는 개인적으로 감람산 겟세마네 교회에서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몇 년 전 터키 에베소의 마리아 교회에서 받았던 신비한 체험과는 또 다른 고통속의 감동이었다.

 종교란 무엇인가? 성지순례를 떠나기 직전까지, 나는 무신론적 다윈주의자 리처드 도킨스의 종교비판을 반박할 근거를 찾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순례를 통해, 생물학적 존재를 초월하는 인간의 삶의 기준, 인간의 조건이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묵상하였다. 그것은, 십자가 같은 자기희생과 고난, 주기도문에서의 최소한의 소유와 용서, 그리고 산상수훈의 여덟 가지 참평안을 추구하는 삶이었다. 과연 우리 명지학원 구성원은 이런 인간의 조건에 맞는 삶을 살아 온 걸까. 

  또 하나의 감동이 있었다. 이번 순례단을 이끄신 김기환 목사님의 열정적인 기도인도와, 진정을 다하는 명지 트래블의 세심한 서비스 때문일까, 우리 일행은 “돌아가면 이번 성지순례가 얼마나 복되고 고마웠는가를 전하자,” 라고 마음을 모았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끊어질 위기에 있던 성지순례를 성사시켜 주신 학교 당국에 참가자 모두를 대신하여 감사드린다. 

(2009.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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