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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도둑
2015년 04월 05일 (일) 01:35:36 윤한규 기자 hdyune109@naver.com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해 저소득층 자녀를 제외한 21만 9천여 명의 경남 학생들이 이번 1일부터 급식비를 내고 밥을 먹게 되었다. 홍 지사는 “학교는 공부하러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닙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무상급식 반대에 대해 완고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홍 지사는 무상급식 예산 643억 원으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유층 교육비가 서민층 교육비의 8배나 된다”며 “교육불평등 현실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그 시행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이미 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유사하거나 중복된다.

무상급식은 단순히 무료로 밥을 먹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가르치고 기른다’는 교육(敎育)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더라도, 단순한 지식 전달만이 교육일 수는 없다.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잘 먹이는 일에서부터 교육의 공공성은 시작된다. 홍 지사는 교육청과의 아무런 협의 과정 없이 무상급식 중단을 독자적으로 결정했고, 이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가치 논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는 SNS를 통해 이를 통렬하게 일갈했다. “왜 부잣집 아이도 공짜 밥을 먹이느냐고? 부자 노인도 지하철 공짜로 타고 다니신다. 그러니 ‘선별적’이라는 어려운 말 쓸 필요 없다”라고.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무상으로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함은 결국 미래에 우리를 부양할 세대에 대한 최소한의 담보이자 투자”라고 말이다.

기실, ‘무상급식’이라는 말은 ‘의무급식’이라는 말로 대체되어야 한다. 교육은 참된 지식을 익히고(智育) 덕성을 기르며(德育), 잘 먹여 튼튼하게 키우는(體育) 일이다. 예산이 부족해서? 선별적 복지를 위해서? 4대강과 자원외교로 날아가 버린 세금은 운운하는 것도 이제 그만 두겠다. 무상급식을 ‘좌파의 무상 파티’로 인식하는 홍 지사의 이념 시계는 몇 년도로 가 있는가. 복지를 둘러싼 그의 해묵은 레드 콤플렉스가 아이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 아이들의 밥 도둑이 ‘홍 지사’가 아니라 ‘간장게장’이길 바란다.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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