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 3. 13 수 20:51
학위수여식,
   
> 뉴스 > 사회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피습과 과공過恭 논란
2015년 04월 04일 (토) 21:20:11 오준석 기자 dhrhdths93@naver.com
   

 

지난 달 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 참석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같은 행사에 참석한 김기종 씨에게 과도로 피습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에 상처를 입혔고, 피를 많이 흘린 리퍼트 대사는 급히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했다. 리퍼트 대사는 80여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자신의 SNS에 글을 게재하며 걱정하는 이들을 안심시켰다.

 리퍼트 대사의 습격이 매스컴을 타고 알려지자 쾌유를 바라는 국민들의 성원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중 부담스럽다 못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도 연출되었다. 리퍼트 대사가 입원해 있던 지난 3월 7일 서울 도심에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한성총회 소속 신도들은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와 함께 부채춤·난타·발레공연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한 70대 노인은 직접 병원을 찾아가 애견애호가인 리퍼트 대사에게 개고기를 전달하기도 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로 알려진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스스로 석고대죄를 한다며 단식을 시작했다. 이에 몇몇 언론에서는 ‘조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일부 한국인들의 과한 행동에 뉴욕 타임즈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리퍼트 대사 쾌유를 기원하는 ‘광기’는 미국에 대한 숭배주의(worshiping)에서 비롯됐다”라고 보도했다.

리퍼트 대사의 경호 문제도 구설수에 올랐다. 습격이 일어났는데 경찰에서 사전에 경호 인원을 배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경찰에서 전혀 지원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원래 미 대사관의 별도의 요청이 없다면 경찰에서 지원을 하지 않지만, 경찰은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세종문화회관 주변에 기동대 25명을 배치했다.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참석자 명단에 김씨의 이름이 없었음에도 출입을 제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정부는 리퍼트 대사의 퇴원 기자회견에서 철저한 보안 검색과 360여명에 달하는 경찰병력을 병원 주변에 배치하며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나게 되었다. 정작 테러를 당한 리퍼트 대사는 평온한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과공(過恭)이 오히려 우리를 무안하게 하기도 했고, 한 개인에 의한 단순 폭력 사태를 진보진영 전체의 책임인 양 몰아가는 정치적 모략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 사회가 한국전쟁이 낳은 이념적 좌표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2000년대를 사는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다.

오준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가톨릭관대신문(http://news.cku.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 기사제보 광고문의 제휴안내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210-701 강릉시 범일로 579번길 24(내곡동) | 전화 : 033)649-7880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창희
Copyright 2008 가톨릭관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kun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