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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과 청년 착취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현주소
2015년 03월 08일 (일) 12:22:14 정하나 기자 gksk3232@naver.com

작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인 조현아가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램프리턴을 지시한 ‘땅콩 회항’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어 백화점 모녀 사건, 소셜커머스 위메프, 이상봉의 열정페이, 대리 운전기사 폭행, 재벌 3세 건물주, 크라운 제과 등의 일명 ‘갑의 횡포’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 미국 뉴욕 J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비행기에서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가 견과류를 봉지 채 받자,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조현아는 박창진 사무장에게 책임을 물어 이륙하는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명령했다. 결국 사무장이 뉴욕 공항에 내린 다음, 비행기는 인천으로 향했고, 이로 인해 KE086편 비행기의 도착 시간이 지연됐다. 이에 조현아는 지난 2월 12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4개의 혐의로 1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현재 항소 중에 있다.

한편, 작년 12월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신입 지역영업기획자(MD) 채용의 최종 전형인 실무 테스트 참가자 11명에게 2주간 수습기간을 주었다. 위메프는 이들에게 일급 5만원을 주고, 하루 14시간 이상 여러 지역의 음식점과의 딜(deal) 계약을 해야 하는 정직원과 다를 바가 없는 업무를 지시했다. 그러나 위메프는 지원자들에게 합격 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전원을 불합격 처리해 갑질 논란의 대열에 들어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용노동부는 위메프를 대상으로 현장 근로감독을 파견해 조사했다. 이에 대해 위메프는 실무 테스트 기간 동안 발생한 정당한 수당을 이들에게 지급해야 했고, 실무 테스트 계약서 내용 중 휴일, 취업장소, 종사 업무에 대한 항목이 명시되지 않아 84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후 위메프는 3차 테스트에서 불합격 처리된 11명 전원의 ‘최종 합격’을 결정한 바 있으며 이 중 10명은 이미 위메프에 입사해 근무 중이고 나머지 1명은 개인적인 판단으로 입사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은 디자이너실 견습 10만원, 인턴 30만원, 정직원 110만원의 급여를 준다는 소식으로 직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한다는 이른바 ‘열정 페이’로 논란이 됐다. 청년 유니온과 패션노조는 지난 1월 7일에 이상봉이 디자이너 지망생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명목으로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2014 패션업계 청년 착취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이상봉은 자신 트위터에 “저로 인해 상처 받았을 패션업계의 젊은 청년들 그리고 이상봉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게재해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는 한국사회가 겉으로는 원숙한 자본주의 사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흉내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갑질 논란 그 자체는 우리 사회가 근대적 계약관계조차도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미숙한 사회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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