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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6일 (토) 23:48:59 배석원 기자 sw.note@hotmail.com

  지난 11월 13일 2007년 이랜드의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에서 단행한 비정규직 직원 의 부당해고를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재구성한 영화〈카트〉가 개봉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하루아침에 해고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랜드 노조는 6월 25일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당시 이랜드 소유의 홈에버 월드컵 경기장 매장에서 512일간의 점거 파업을 벌였고 2008년 11월 13일 파업이 종결됐다. 협상의 결과는 노조 간부의 퇴사를 조건으로 16명이 복직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영화〈카트〉가 개봉된 13일, 스크린 밖에선 2,000일 넘게 복직의 꿈을 안고 투쟁해 왔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바람이 물거품이 됐다. 대법원이 쌍용자동차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경영상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회사가 정리해고에 앞서 부분휴업과 순환휴직, 희망퇴직 등의 조치를 취한 점을 고려했을 때 회사가 해고회피 노력을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는 지난 2009년에 발생해 올해로 5년째다. 해고자들은 2010년에 해고 무효 소송을 내고, 6개월가량의 송전탑 농성과 40일간의 단식투쟁 등 복직을 위해 싸워왔다. 그 사이 노조원과 가족 1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모두 25명이 세상을 떠났다.

  13일 대법원 판결 소식에 쌍용자동차 해고 노조원은 “이곳 재판부가 해고 노동자들에게 다시 대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 소식에 해고 노동자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올해 초 서울고법 2심에서 회사가 회계 조작을 통해 경영 상태를 속여 부당해고를 했다며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비로소 해고 노동자들은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지만,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함으로써 그들의 희망의 불씨는 해를 넘기지 못하고 가혹한 절망의 재로 변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을의 비애는 나아지기는커녕 보다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정부는 정규직 보호에 관한 규제까지 완화시키려 하고 있다. 비정규직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국민적 요구에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철폐함으로써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엉뚱한(?) 발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규직 해고가 어려우니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이라는 경영계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을 정규직의 과잉보호 문제에서 찾고 있는 정부의 대책은 노동과 고용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카트〉에서 순례(김영애 분)가 경찰에 끌려가는 조합원들을 바라보며 외친 절규가 떠오른다. “죄 없는 사람 잡아가고 돈 있는 사람 지키는 게 경찰이가”라는 울부짖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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