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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출제 시스템 부실
교육부는 비슷한 대책만 반복할 뿐
2014년 12월 06일 (토) 18:02:59 오준석 수습기자 dhrhdths93@naver.com

  지난 11월 13일에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문제 오류로 인해 복수정답 논란에 휩싸였다. 수험생들의 이의신청이 빗발친 문항은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이다. 영어 25번 문항은 백분율을 나타내는 ‘퍼센트’와 백분율 간 차이를 나타낸 ‘퍼센트 포인트’를 잘못 표기한 점을 받아들여 기존의 정답 4번과 함께 5번도 정답으로 인정했고,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은 표현상 해석에 따라 보기 ‘ㄱ’이 반드시 옳은 건 아니라는 학회의 의견을 들어 ‘ㄴ’만 옳다고 한 2번도 정답으로 인정됐다.

  이러한 수능문제 오류는 문제 출제 범위가 교육과정에서 벗어났다는 것과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 자체에 오류가 있었던 영어 25번 문항은 일찌감치 복수정답이 인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은 전문가들과 출제위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었다.

  수능 직후부터 이어져 왔던 논란 끝에 지난 2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결국 두 문제 모두 복수정답을 인정했다. 94년도에 수능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개 문제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된 것이다. 이에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평가원장이 사퇴하였지만 그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복수정답 인정이라는 것은 수험생들의 평균점수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복수정답이 인정되면서 평가원에서 발표한 정답을 고른 수험생들은 불리한 입장이 되었다. 다른 정답을 고른 일부 학생들의 점수가 올라가면서 자신들의 등급과 표준점수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만약 등급이 내려간다면 정시지원에도 문제가 생기고, 수시 최저등급을 맞추는 것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영어 과목에서는 2%정도의 수험생만이 복수정답의 혜택을 받지만, 생명과학Ⅱ의 경우 무려 66% 정도의 수험생이 추가적으로 정답자가 된다. 이 때문에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의 정답률이 78%에 육박하게 되어 수험생들의 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직접적인 피해를 받게 된 일부 수험생들의 법적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수능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선안을 만들고 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 반영키로 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3년 수능오류 대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시 개선기획단은 출제·검토위원 인원수 확대, 교사 참여, 이의심사위원회 구성 등을 개선했지만, 수능문제 오류는 그 이후에도 4번이나 더 발생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비슷한 대책만 반복할 뿐이다.

  이번 수능 사태에 대해 지난 11월 26일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20년 묵은 수능 체제를 단편적으로 손질하기보다 교육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와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는 수능제도가 개선안을 통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일 수 있을지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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