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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세 모녀법’ 법안소위 통과
정작 세 모녀와 같은 처지는 구제할 수 없어
2014년 12월 06일 (토) 18:00:02 오준석 수습기자 dhrhdths93@naver.com

 

  지난 2월 송파구의 세 모녀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집세와 공과금을 놔두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일명 ‘세 모녀 3법’이라고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수급권자의 발굴 지원법 제정안에 합의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한지 9개월만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 모녀 사건으로 촉발된 이번 개정안은 세 모녀를 구제할 수가 없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기준 중에서 추정소득에 관한 조항 때문이다. 이 부분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추정소득이란 실제로는 소득이 없지만 18세부터 65세에 해당되면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여 일정 정도의 소득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장애가 있거나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경우에만 근로능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송파 세 모녀의 경우 어머니는 일을 하러가던 중 다쳤고 당뇨 만성질환이 있었다. 그리고 두 딸은 신용불량자였고 큰 딸에게는 지병까지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상황으로는 근로능력이 없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기초생활보장을 신청했더라도 성인 두 딸에게 각각 60만원의 추정소득이 있다고 간주되어 3인 가정 현금급여 기준인 108만원을 초과한다는 판정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개정안의 통과여부와 상관없이 세 모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비수급빈곤층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추정소득과 함께 부양의무제도 지속적으로 폐지요구가 많은 문제이다. 부양의무제란 수급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부양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가족이 책임지고 노동능력이 없는 가족을 맡아야 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부양의무자에 해당하는 범위가 사위, 며느리, 경증 장애인, 65세 미만의 노인까지 해당된다. 자식마저 부양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이 적용범위가 합당한지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부양기준 완화를 통해 추가적으로 12만 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최저생계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인구는 117만에 달하고 구제되는 인구는 1/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개정안이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와 교육급여 부분에서 부양의무제를 없애는 진전을 보였지만, 시민단체와 복지단체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든 급여 부분에서 부양의무제를 폐지해야 국가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복지 사각지대를 일부 해소하는 것에 그쳤지만, 정부는 앞으로 좀 더 구체적인 구제책을 마련하여 소외계층의 생존권을 보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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