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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 주소, 적응하기 어렵네
공간 인식 방법 전환 쉽지 않아
2014년 05월 11일 (일) 20:21:33 서민욱 smu0830@naver.com

도로명 주소란 일정한 원칙에 따라 모든 도로와 건물에 이름과 번호를 붙여서 도로명과 건물을 표시하는 주소체계이다. 거리와 방향의 예측이 용이하고 위치 찾기가 편리해 G20국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유일하다.

1918년 일제 강점기에 처음 도입 된 지번주소는 주민들에게 쉽게 세금을 걷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해방 이후 경제 발전과 더불어 한 구역에 여러 건물이 생겨 기존 주소체계로는 길 찾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1996년 도로명 주소를 도입하기로 결정, 2011729일부터 도로명 주소와 기존주소를 병행해서 사용하다 올해 11일부터 도로명 주소를 전면 시행했다.

안전행정부는 도로명 주소가 오래전부터 선진국들이 사용해온 보편화된 주소 방식이고 이를 상용화할 경우 길 찾기가 쉽고 긴급 상황 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불편한 사항들이 남아있다. 건물이나 부동산 거래에는 여전히 지번 주소를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계약서에 매물의 소재지는 지번주소를 쓰고, 계약을 체결하는 매수·매도자나 임대·임차인, 중개업자 주소는 도로명 주소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실제 위치와 도로명 주소가 달라 혼란을 주기도 한다.

현재 각 시, 구는 도로명 주소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달 15일 서울 서초구는 도로명 주소 전면 사용에 대한 이질감을 해소하고자 보기 쉬운 도로명 주소를 지도 형태로 제작해 시민들에게 무료 배부하기로 했다. 강릉시도 역시 시청 및 읍··23개 민원실 창구에 도로명 주소 안내 표찰 및 ×-배너를 설치해 민원 신청 시 담당 직원이 상황에 맞게 안내하는 도로명 주소 안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명을 가지고 위치를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다가 갑자기 도로(선)를 가지고 건축물의 순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익숙해진 공간 인식 방법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다는 데 있다. 또한 우리의 지명이 고유한 지형이나 역사적 배경 하에서 이름 붙여진 것이라면, 현재 도로명에 의한 좌표식 지점은 공간지명에 기초한 우리의 실상과는 차이가 크다. 또한 도로명을 붙이는 데에 있어서도 역사와 문화전통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름 있거나 권력이 있는 것들의 이름이 들어가기도 한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디지털로', '사파이어로', '로봇랜드로', '비즈니스로', '엘씨디로', '모듈산업화로', 'APC로'등이 그 예이다. 도로명주소 전면 실시에 대한 홍보와 계도뿐만 아니라, 새주소 도입에 따른 공간인식에 관한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또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인지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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