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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고시’ 거센 후폭풍
논란의 중심, 대학총장 추천제
2014년 03월 09일 (일) 01:56:52 윤한규 hdyune109@naver.com

우리나라 최대의 기업인 삼성 그룹이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95년 이후 20여년 만에 개편을 꾀했다. 기존의 채용제도는 SSAT(Sam Sung Aptitude Test)라는 삼성 직무적성 검사를 통해 1차 선발 후 면접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나 개편된 제도에서는 SSAT 응시인원을 2만 5천명으로 제한하고 세 가지의 유형만을 통해 시험에 응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첫 번째로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만 명, 두 번째로는 삼성에 입사한 선배들이 학교를 방문해 입사 희망서를 받은 만 명, 마지막으로 대학 총장에게 추천받은 오천 명에게 SSAT 응시자격을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대학총장 추천제의 경우, 대학별 할당 인원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삼성은 재단을 소유하고 있는 성균관대에 가장 많은 115명(저소득층 인원 제외)을 할당했고, 이어 서울대·한양대(각 110명), 경북대·고려대·연세대(각 100명), 부산대(90명), 인하대(70명), 경희대(60명), 건국대(50명), 부경대·아주대·영남대·중앙대·홍익대(각 45명), 동국대·전남대(각 40명), 광운대(35명) 서울시립대·숭실대·이화여대·전북대(각 3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대학별로 차등적으로 인원을 할당한 것 자체가 대학 서열화라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남지방에 있는 경북대(100명), 부산대(90), 영남대·부경대(각 45명)는 모두 280명인 반면 호남지방은 전남대(40명) 전북대(30명)으로 배정되어 영호남 지역차별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또한 이 중 여대는 이화여대 (30명) 숙명여대 (20명) 성신여대·서울여대 (각 15명)으로 백 명 안팎밖에 안되어 여대차별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이에 삼성 측에서는 기존 삼성 입사자들의 대학별 합격자수 비율에 맞췄다고 설명했지만, 이러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삼성은 매년 4월과 10월 두 번 시험을 치르는데 각 10만 명씩 총 20만 명이 지원을 한다. 일반대학 졸업자 수가 29만 8727명(‘2012년 교육기본통계 조사결과’ 교육과학기술부)으로 대부분의 졸업생과 청년들이 SSAT에 응시하는데 삼성에서는 시험관리 업무비용으로 연 100억 가까운 비용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SSAT 학원과 같은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어 사회적 비용으로 쓰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새로운 채용방법을 제시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문제점이 되고 말았다. 논란이 계속되자 삼성그룹은 결국 대학총장 추천 채용제도를 전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조국 교수<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학 위에 삼성이 있음을 공표한 오만방자와 방약무인은 전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명문대의 서열이 삼성 할당제 숫자로 바뀌고, 각 대학은 할당 숫자를 늘리기 위해 대삼성 로비에 나설 것이며, 학내에서는 총장 추천을 받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삼성의 대학 총장 추천제 논란은 그 자체로 우리 대학과 사회가 일개 대기업에 얼마나 종속되어 있는가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이것이 일회적인 논란으로 매듭지어지기보다는 기업의 인재 채용 방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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