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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영화에서 보는 그 당시 모습
시대별 소설 원작 영화
2013년 04월 09일 (화) 22:33:34 정하나 기자 gksk3232@naver.com

한국 근대 소설을 원작으로 한 60년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70년대 ‘소나기’, 80년대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90년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 영화들에서 그 당시의 시대 모습을 알아보도록 하자.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60년대)

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1935년 11월 주요섭의 ≪조광≫에 발표되었으며 세월이 흘러 1961년에 영화로도 개봉했다. 심상옥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최은희, 전영선, 김진규 등의 배우들이 주연으로 활약했다.

소설과 영화의 내용을 살펴보자. 원작 소설에서는 옥희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만, 영화 속 장면에서는 옥희가 유치원을 다니는 장면이 빠져있다. 또한 소설에 없는 식모 아주머니가 존재하며, 식모아주머니와 계란 장수와의 에피소트도 추가되었다. 영화에서 아저씨는 어느 날 갑작스레 떠나려 한다. 그 장면에는 새로 추가 된 둘의 (식모아주머니와 계란장수) 사랑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아저씨는 떠나기 전에 옥희의 어머니와 마음의 거리가 멀어진 것을 풀고자 옥희를 통하여 그 마음을 옥희의 어머니께 전한다. 이 영화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여 그때 당시의 생활양식, 사회적 의식 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는 생활양식에 초가집, 기와집 등이 있으며, 또한 계란을 자신의 손으로 들고 다니는 장면, 그 시대에 남자들이 쓰고 다녔던 중절모, 우물로 물을 기르는 아낙네들의 장면을 통해 그 시대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옥희가 다듬이 방망이로 빨래하는 모습, 책상위에는 유행했던 플라스틱 인형인 ‘셀룰로이드’라는 플라스틱 인형 또한 그 시대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장면이다.

또 옥희 엄마 정숙이 하얀 양산을 쓰고 다니는 장면과 정숙의 이웃이 이발소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하는 모습, 엔딩에 선호가 타고 가는 증기기관차, 정숙이 치는 피아노를 보면서 서양식 문물의 유입에 대해 알 수가 있다.

옥희가 간 교회에서 남녀가 따로 앉은 장면, 옥희네 식모가 과부여서 임신을 했다고 부정적인 마을 사람들의 시선, 같이 걸어가지만 아저씨와 엄마 사이에 왔다 갔다 하는 옥희를 통해 이 당시의 사람들은 전통적 윤리사고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 또한 엿볼 수 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60년대 시대를 한눈에 엿 볼 수 있는 좋은 영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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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80년대)

1952년 ≪신문학≫에 발표된 이 소설은, 영화로 개작되어 1979년 9월 13일에 개봉되었다. 고영남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배우 이영수, 조윤숙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시골을 배경으로 천진무구한 소년소녀의 연정과 이성에 눈뜨는 과정을 서정적 분위기로 수준 높게 그리고 있다. 기본적인 스토리 전개는 원작과 거의 같으나 원작과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은 감독이 소녀에게 부여한 에로틱한 이미지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경탄을 자아내는 것은 영화 속에 재현된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걸작 단편의 후광을 뛰어넘어 한국적 영상미학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평론가 김종원)는 평을 들었다.

이후 ‘소나기’는 EBS 한국영화 걸작선을 통해 수차례 소개되면서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동호회까지 결성되는 등 젊은 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한국 고전영화의 재발견을 하게 되었다.

한편 생활사의 측면에는 석이와 연이가 허수아비에 목에 건 줄로 참새를 들을 내쫒는 모습, 연이가 아파서 집에 누워 있는 방에서 화로가 있는 장면 등이 나와 70년대 생활양식을 알 수 있다. 석이의 부모님이 겸상을 하는 모습, 석이의 어머니가 석이에게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꾸중을 하는 장면은 여성의 인식이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성인 여자가 하얀 한복을 입고 남자들은 양복을 입는 모습, 그 당시 놀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영화 속 장면 중 석이의 친구가 닭싸움을 하자고 제안하는 모습, 석이의 마지막 장면의 꿈에서 사물놀이, 씨름, 지불놀이가 나오는 장면을 통해 그 당시의 놀이 문화에 대해서도 엿 볼 수 있게 해준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80년대)

소설은 조세희가 1976년 ≪문학과 지성≫ 겨울 호에 발표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81년 10월 17일 영화로 개봉했다. 이원세 감독의 이 영화는 전양자, 안성기가 주연을 맡아서 당시의 화제로 떠올랐다.

영화 내용 중 김불이네 가족이 고기를 먹고 있던 찰나 갑자기 집을 천거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천하태평하게 고기를 먹는다. 김불이의 아내는 건물을 철거하려는 노동자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면서 그들을 설득하는 장면은 당시 70년대의 강제철거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경제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가난한 김불이의 가족은 아무 이유 없이 소중하 집을 빼앗겨 버린다. 가난한 그들에게는 고기를 먹는 일은 행복한 일이다. 그 행복한 순간이 비극적인 상황으로 바뀌는 장면이기도 한다.

조세희의 소설 ‘난쏘공’은 도시빈민, 노동자의 열악한 처지와 바람직한 노사 관계에 대해 독자들이 고민하도록 질문을 던진 70년대 문제작이다. 조세희의 ‘난쏘공’이 소설만이 아니라 영화로 변신이 가능한 이유는 ‘난장이’로 대변되는 소외된 계층의 문제가 현재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유명한 원작의 내용이 지워버리지 않아 재창조된 영상을 관객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이미지를 표출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소설을 영상화하는 각색 작업이 반복 되는 이유이다. 조세희의 원작 ‘난쏘공’은 영화로 바뀌면서 체제순응의 서사가 시간이 갈수록 전면화 되고 있다. 이것은 화해를 바라는 당대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90년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1987년 ≪세계의 문학≫ 여름호에 발표된 이문열의 중편소설이다. 몇 년후 영화는 1992년 8월 15일 개봉되었다. 박종원 감독의 이 영화는, 홍경인, 고정일, 최민식, 태민영, 이진선, 신구 등의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권력의 속성과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의 관계를 세밀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적으로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영화 외적인 사회적 현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데, 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화의 도래와 함께 한국현대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의 교실은 4․19를 전후한 한국사회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정치적 알레고리라고 할 수 있다.

원작 소설에서 엄석대는 훗날 암흑가의 불량배가 되어 끝내는 경찰에 잡혀가는 모습을 한병태가 목격하는 것으로 끝나는 데 비해 영화에서의 엄석대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은사의 장례식에 대형 화환을 보내온 것만으로 그가 어디선가 여전히 무서운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암시해 보인다. 치밀한 연출과 사실적인 묘사로 감독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냈으며 초등학교의 한 반을 지정하여 그 안에서 한국사회와 역사, 권력의 속성,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의 교호 관계를 미시적으로 그려낸 것이 기발하다.(「‘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권력 형성 몰락 그려 진한 감동」, 동아 9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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